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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임신과 중학생 아빠 받아들일 수 있나?

뉴스를 보다 혼자 보기 아까운 기사가 있어 스크랩 해왔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꼭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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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9일자 <조선일보>에 실린 학생인권조례 비난 광고.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으로서 당연히 인정된 기본적 권리’

 

백과사전에 풀이된 ‘인권’이다. 얼마 전 <조선> <중앙> 등 신문에 일제히 실린 한 광고를 보고 백과사전까지 뒤져봤다. 서울시 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안을 만들었고, 주민발의로 만들어진 학생인권조례안도 나와서 보수단체들이 들고 일어난 모양이다. 그 광고는 제목만으로도 눈길을 확 잡아끌었다.

 

‘초등학생 동성애자 만들고, 어린 학생들 임신, 출산 조장하는 곽노현 교육감과 서울시교육감은 즉각 사퇴하라!’

 

초등학생을 동성애자로 만들어? 초등학생이라면 우리 집에도 있는데, 우리 애가 어느 날 “엄마… 나, 여자가 좋아요”한다면 이해 여부를 떠나 그 혼란은 상상하기 어렵다. 그리고 인권조례가 애들이 임신하고 출산하도록 조장한단다. 내가 세 딸 키우면서 일어날 수 있는 수 많은 일 중 가능한 피하고 싶은 일이 ‘성년이 되기도 전 갑자기 아이를 가져 에미 애간장을 태우는 것’이니 인권조례가 그런 것이라면 환영하기 어렵다. 

 

광고를 보니 주민발의안 6조가 초중고생 동성애를 허용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발의안 6조 원문을 찾아봤다.

 

제6조(차별받지 않을 권리) 학생은 성별, 종교,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지역, 출신국가, 출신민족, 언어, 장애, 용모 등 신체조건, 임신 또는 출산, 가족형태 또는 가족상황, 인종, 경제적 지위,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성적 지향, 성별 정체성, 병력, 징계, 성적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가진다.

 

아하! 성적지향, 성별 정체성이야기로군. 이 말이 ‘동성애 허용’과 같은 말이라곤 받아들이기 어렵지만 뭐 우리 사회에서 성적 정체성 따질 때 염두에 둔 사람들은 동성애자지, 이성애자가 아닌 것은 분명하긴 하다.

 

우리 집 아이가 가끔 집에 데려오는 친구 무리 중에 남자로 보이는 아이가 있다. 내 딸의 친한 친구 중 한 명이라 꽤 여러 번 왔는데 그때마다 카키색 아니면 검정색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고 군청색 모자, 짧은 단발머리 모양이다. 거기다 로션이라고는 한 번도 발라본 적 없어 보이는, 검게 그을은 얼굴이고 생김새도 오목조목한 여자애들과는 다르다. 목소리까지 허스키 섞인 저음이다보니 영락없는 사내아이로 보인다.

 

하지만 그 아이는 지극히 여성스러운 이름을 가진 여자애다. 처음 보는 사람들은 다 그 아이를 남자로 규정짓기 때문이었는지 아이는 나를 처음 봤을 때 허스키 보이스로 “저 남자 아니에요”를 인사말 대신 하기까지 했다.

 

딸과 친구들은 그 아이를 전혀 특별하게 여기지 않는다. “쟤는 그러고 다니는 게 좋대. 그게 편하다는데 뭐.” 말초적인 관심을 가지고 그 아이에 대해 물어보면 딸아이는 간단명료하게 대답해준다. 반 애들 사이에서도 놀림감이 되거나 입길에 올리지도 않는단다. 엄마의 편견이 맨얼굴로 드러나 버렸다. 아이들은 옷차림이나 말투를 꼬투리 삼아 편견을 갖거나 선을 긋지 않는다. 편견을 가진 어른들이 편을 가르고 차별을 조장하는 것일 뿐이다.

 

딸 아이에게 인권조례안을 보여주고 의견을 물었다.

“이렇게 인권조례를 만들면 동성애자가 막 만들어질까?”

“동성애자를 만든다는 뜻도 아닌 것 같은데… 그리고 그런 거 만들었다고 그냥 동성애자 되는 애가 어딨어?”

인권조례의 당사자인 초등학생이 내린 명쾌한 결론이다. 초등학생도 조례안의 내용과 의도는 물론 광고의 억지까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것이다.

 

인권조례는 소수자로서 차별, 박해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게끔 하려고 만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파트 평수 작다고 왕따 당하지 않을 권리, 공부 못한다고 무시당하지 않을 권리처럼 취향이 다르다고 해서 괴롭힘을 당하지 않을 권리를 갖는 것일 뿐이다. 간혹 남자아이로 오해받는 친구를 딸아이가 그냥 받아들이는 것처럼 말이다.

 

광고에서는 몇 년 전 대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집단 성폭행 사건을 언급하고 있다. 6학년 학생들이 아래 학년 남학생들에게 항문 성교를 강요한 것이었는데 인권조례를 만들면 이런 사건과 유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는 것이다.

 

손가락으로 달을 가리켰는데 손가락만 보는 형국이다. 광고에서도 언급했다시피 그 사건은 강요에 의한 성관계, 집단 따돌림이 문제였지 동성애 행위여서 문제였던 것이 아니지 않는가. 부모 눈에는 순수하게만 보이는 나이 어린 초등학생이 항문성교라는, 사뭇 놀라운 행위를 강요했다는 것이 어른들의 이목을 더 끌기는 했지만 그 사건의 본질은 성폭행과 집단 괴롭힘이다.

 

가해 학생들이 자기보다 어리고 힘 없는 아이들을 업신여기고 괴롭혀서는 안 되며 자신들이 장난식으로 벌인 일들이 피해자의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는 것을 인식했다면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다. 그 사건은 도리어 아이들의 인권의식 수준을 가늠하게 해주는 일이었고 인권조례든 뭐든 조치를 취해 아이들에게 인권의식을 영어 단어만큼이라도 공부시켜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임신한 아이들을 내쫓는 건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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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의 권리를 제한 할 수 있는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9월 27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후문에서 ‘학생인권조례제정

운동서울본부’ 소속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임신한 여자 초등생과 아빠가 된 남자 중학생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는가?’

 

광고는 직설적인 문장을 구사하며 인권조례안이 통과되면 성 윤리와 도덕의식이 송두리째 흔들린다고 한다. 내 딸은 아직 초경을 시작하지 않았지만 반 친구 중에는 생리를 시작한 애들이 있다. 키도 160센티가 넘고 덩치도 크다. 몸만 보면 이미 그 아이들은 임신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내 아이가 초경을 치르면 가족 모두 모여 앉아 케이크 잘라 먹으며 축하할 생각이지만 엄마 마음 한 편으론 딸의 성숙이 걱정스럽기도 할 듯하다. 거기다 남자친구라도 생기면 곧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 것처럼 안절부절 못하는 엄마가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안은 잠재워두고 먼저 내 딸과 친구들에게 가르쳐야 할 것은 태아를 잉태할 수 있는 몸이 되었으니 더욱 자기 몸을 소중히 여기도록 해야 한다는 점이다. 남자 친구 사귀는 것을 엄금할 것이 아니라 단 한 번의 성행위만으로도 임신할 수 있음을 분명히 가르쳐주는 게 필요하다.

 

아기를 책임지고 키울 수 없는 상황에 엄마가 되는 것은 새 생명을 저버리게 되고 자신뿐 아니라 부모의 인생까지도 굴곡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행위라는 사실을 똑바로 알려주는 것이다. 황새가 아기를 물어다 준다는 동화적 답변을 버리고 이때야말로 직설적인 문장이어야 하지 않을까?

 

나를 소중히 여기고 타인의 인격과 삶을 존중하는 것, 생명의 절박함과 소중함을 일깨워주면 성 윤리는 우뚝 솟은 소나무처럼 서게 된다. 머리 깎아버리고 방에 가둬놓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을 혼란스럽고 힘들었던 사춘기 시절을 거쳐 온 성숙한 어른들은 안다. 임신한 아이들을 학교에서 내쫓고 함부로 연애질한 아이들을 격리시키고 인권을 박탈하는 것이 어떻게 최선의 방법이 될 수 있을까 싶다.

 

교육감 선거 전날엔 ‘곽노현 되면 집값 떨어진다’, 소문내더니

 

잘생긴 얼굴에 반했었지만 오만해서 점점 싫었던 오세훈 시장을 무너뜨린 지난 무상급식 투표 전에 ‘주민투표 지면 동성애가 충만해 나라가 무너진다’는 핸드폰 문자에 대한 기사를 봤던 기억이 난다. 무상급식 얘기에 동성애가 왜 튀어나오나 아연했는데 생각해보니 이런 꿰맞춤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곽노현 교육감이 당선되던 서울시교육감 선거 전날 딸 아이 학교 학부모들 사이에 ‘곽노현이 당선 되면 집 값 떨어진다’는 소문이 났었다. 땅부자, 집부자들의 윤리를 대변할 리 없는 곽노현이 되면 개인 집 값마저 더 오르지 못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교육감 선거에 집 값 얘기가 왜 나와? 했지만 그 논리는 우리 동네 아파트 보유한 엄마들을 충분히 들쑤셔 놨었다.

 

이번에도 절묘한 꿰맞춤 방식이다. 광고는 ’10·26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어린 학생들의 앞날과 국가의 장래를 망치는 불순한 세력들을 심판하자고 끝맺고 있으니 말이다. 사실 학생인권조례에 성 정체성, 임신, 출산 운운 조항이 들어가나 빠지나가 내 최대 관심사는 아니다. 하지만 의도와 사실을 왜곡하여 인권조례를 깎아 내리고 개인의 원초적인 불안감을 자극해 서울시장 선거로 연결시키는 이들의 방식은 참 일관성있게 괴이해 결말을 두 눈 부릅뜨고 봐야겠다.   

원문기사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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