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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골드미스 덮어 놓고 싸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한국의 골드미스 덮어 놓고 싸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영화 쇼퍼홀릭 포스터>


“덮어 놓고 싸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라는 광고가 참 눈길을 끄는데요.
이와 유사한 내용에 기사가 있어 퍼왔습니다.

“남편과 아이들 뒤치다꺼리에 지쳐있는 친구들이 많이 부러워해요. 혼자 사니까 자기 계발할 수 있는 시간도 많죠. 고정적인 남자친구는 부담스러워서 없고, 가끔 나이 어린 데메(데이트 메이트)와 어울리면서 젊은 감성을 유지합니다.”

서울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허모(39)씨는 ‘아줌마’가 돼버린 친구들 사이에서 부러움의 대상이다. 월 600만원 가까운 수입 중 절반 이상은 오로지 자기를 위해 쓴다. 매주 피부 관리를 받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 옷과 새 가방을 장만한다. 휴가철이면 해외 여행을 다녀오기에 여권에는 출입국 도장이 한가득이다. 앞으로 좋은 사람이 나타나면 결혼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반드시 해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요즘 주위에 저같은 골드미스들이 많잖아요. 혼자 사는 게 별로 이상하지도 않아요.”

젊은 여성들 10명 중 6명은 선망의 대상으로 꿈꾼다는 골드미스(Gold Miss). 예전 같으면 시집 안간 노처녀로 불렸을 계층이지만, 마케팅 회사들이 재력을 뜻하는 골드와 미혼을 뜻하는 미스를 합쳐 ‘골드미스’로 칭하면서 소비 주도층으로 급부상했다. 2006년 한국고용정보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골드미스는 6년 전에 비해 12배 폭증했다고 한다. 지난해 블룸버그 통신도 골드미스의 급증을 한국 사회의 변화 양상이라고 분석하는 심층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그런데 과연 골드미스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그렇게 화려하기만 한 걸까? 골드미스들이 50대, 60대 이후에도 계속 ‘골드 미스’로 남을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걱정을 많이 한다. 일부 골드미스는 미래를 위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지만 상당수는’현재’에 대한 투자가 지나쳐 은퇴 후 자칫 ‘푸어미스(Poor Miss)’ 신세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75%가 변변한 노후 계획조차 없어

미국계 푸르덴셜생명이 작년 말부터 석 달간 한국의 30~40대 골드미스 102명을 대상으로 재무활동 실태를 조사한 결과는 다소 충격적이었다.

8일 기자가 입수한 이 자료를 보면, 골드미스 중 75%는 은퇴 계획을 세우지도 않았으며, 은퇴 계획이 있다고 해도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대답했다. 은퇴에 대비해 계획을 세우고 준비하고 있는 여성은 4명 중 1명꼴에 불과했다. 전업 주부들 100명에게도 같은 질문을 했다. 그중 45%는 남편의 은퇴후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푸르덴셜생명은 지난해 초 똑같은 질문을 우리나라 골드미스 연령에 해당하는 미국과 대만의 30~40대 여성 각각 400명에게 던졌다. 미국은 조사대상의 59%, 대만은 49%가 은퇴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미국이나 대만 여성들은 우리나라 전업 주부들(45%)에 비해서도 향후 은퇴 준비를 계획적으로 해나가고 있었다.

서명수 푸르덴셜생명 라이프플래너(LP)는 “골드미스를 비롯, 우리나라 여성들은 조기퇴직, 고령화, 저출산 등이 빠른 속도로 침투하고 있는데도 그 속도에 발맞춰 인식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우리나라 골드미스들은 버는 것에 비해 차곡차곡 곳간에 쌓아두는 돈은 많지 않았다. 조사대상 골드미스 가운데 월 소득 500만원 이상이 59%로 주부 계층(37%)보다 훨씬 높았다. 그러나 가계 보유자산이 2억5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골드미스는 27%로 주부(24%)와 별 차이가 없었다. 혼자 사는 골드미스가 남편과 자녀를 뒷바라지해야 하는 전업주부들보다 훨씬 쓰는 게 많다는 얘기다. 서명수 LP는 “골드미스는 라이프스타일을 즐기고 미래에 대해 자신감이 많아 계획적인 소비와 장기적인 재무계획을 수립하지 않는 성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미스 신드롬의 허상

골드미스 현상은 우리나라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미국에선 알파걸, 일본에선 하나코상 등이 골드미스와 비슷한 개념을 가진 신조어로 떠오르면서 사회적인 이슈가 됐다.

하미정 미래에셋 퇴직연금연구소 연구원은 “기업체들이 마케팅 대상을 세분화하는 과정에서 골드미스 계층이 부각됐는데, 뒤이어 결혼정보업체들이 골드미스의 조건으로 연봉 4000만원 이상인 고소득 미혼 여성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유행이 됐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 실제 골드미스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여성 취업자 중 0.27% 정도로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재력을 갖춘 골드미스보다는 오히려 골드미스를 동경하면서 골드미스처럼 헤프게 소비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제윤경 에듀머니 대표도 “골드미스라고 하면 돈을 진짜 많이 버는 줄 알지만 직접 만나 상담해보면 동종업종 남성에 비해 그렇게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시집가라는 잔소리를 듣기 싫어서 집에서 독립하다보니 오피스텔 월세나 주택대출 이자로 매달 100만원 이상씩 쓰는 데 이런 소비를 줄여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라이프사이클 리스크를 줄여라

30대 중후반의 골드미스들이 미혼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 이들에겐 불필요한 소비가 재테크에 있어 최대의 적이 될 수 있다. 소득 상승분에 비해 지출의 눈높이가 높은 골드미스들은 한번 높아진 생활 수준을 쉽게 낮추지 못해 경제적으로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하미정 연구원은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일반인들은 예상보다 오래 살게 되어 노후에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장수(長壽) 리스크가 높지만, 골드미스들은 젊은 시절 풍요롭게 소비하던 생활 습관 때문에 노후에 ‘빈곤한 독거 노인’으로 전락하는 라이프사이클 리스크가 더 높다”고 했다.

골드미스(Gold Miss)

안정된 직장과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기계발과 취미생활에 투자하고 독신을 즐기는 연봉 4000만원 이상의 30~40대 고학력 미혼 여성을 일컫는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연봉 1억원 이상인 미혼 여성을 플래티넘미스, 연봉 4000만원 이하인 미혼 여성을 실버미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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